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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 -해외-/09' 유럽

[Gosotopo 유럽여행 2009] -19일째- 뮐하우젠, 십칠일째

09.07.15 Wed
 
 이날은 밀리샤, 모토, 지연이랑 농장에서 일을했다.
농장에 갔더니 관리인 아주머니가 뭔가 작정을 한듯이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내려주셨다.
잔 나무 뽑는일

내일이 끝인데 왜이러시나...;;;;

덕분에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하게 되었다 ㅡㅡ


여담 1.

일이 끝나고 자유시간에, 집 앞 나무아래 벤치에서 짐, 마야랑 빵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나라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계 여자친구가 있다는 짐이 마야에게 나중에 한국에 놀러갈 생각이 없냐고 묻자
갑자기 마야가 정색을 하면서 싫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나나 짐이나, 뜻밖에 반응에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북한이 바로위에 있는데 무서워서 어떻게 가냐고 되물었다

짐이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뉴스보면 알지않냐고 말하자

21살인 그녀가 자신은 뉴스같은건 안본다면서 그녀의 나라인 세르비아에서 직접 보고 겪은 일을 말해주었다.

' 난 세르비아 남쪽에 있는 데르세르도라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어.
어릴적에 우리나라는 여러나라들이랑 전쟁을 벌여왔는데 그래도 우리 마을은 평화로웠어.
그런데 내가 11살쯤에, 가족이랑 마을에서 열린 큰 축제에 있었는데, 하늘에서 비행기들이 날더니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졌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건물이 무너져내리고... 할아버지가 몸에 불이 붙은체로 나에게 뛰어오고...'


우리는 멍하니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녀는 울음이 터진체로 계속 말을 이어갔다.

' 한동안 폭탄이 계속 터지다가 잠잠해졌고 사람들의 비명소리만 가득해졌어...
나는 엄마품에 안겨서 아무것도 보지못한체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저녁에 어른들이 얘기하시는걸 들어보니 마을은 거의모두 파괴되었고 80명 정도가 숨졌다고 했어.
우리도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친척 3분이 돌아가셨고.
그런데 그날 일이 뉴스에 나오지도 않았고 오히려 마을로 통하는 주 도로 곳곳에 군대가 배치되어있다고 하셨어.

그리고... 그주 주말에 장례식을 한 다음에 그다음날 우리가족은 갑자기 베오그라드로 이사를 갔어.
어머니는 나한테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만 말씀하시고...

 몇년 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때 인터넷을 하다가 그때 그 일에 관한 NYT 뉴스를 보게 됬는데...
그게 미국에 의한 폭격이었고 민간인 피해는 2명뿐이었다고...

그런데 내가 어떻게 뉴스를 믿어?'

 
나랑 짐은 한동안 아무말을 못한체 그녀를 다독여주었다.

덧붙여 말하면...
독일이 통일되고 소련등 공산주의가 무너지던 90년대 초반부터 국가가 분열되고 전쟁을 거듭해오던 세르비아는 
최근에 중동지역에 불고있는 시민혁명물결이 세르비아에도 불어닥쳐서 다시 요동치고있다고 한다. 

부디 모든것이 평화적으로 끝나길...


여담2.

외국인들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만난사람들, 캠퍼들 몇명의 의견가지고 일반화 시킬수는 없지만...ㅎ)

공통적으로

어르신분들은 한국에대해서 잘 모르는 반면에
젊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국 하면 제일먼저 나오는 반응은...

김정일(아니면 북한, 핵) ㅡㅡ;;;

독일인(모토,도미니크,기타 만났던 사람들)

내가 만난 유럽사람중 한국을 가장 많이 알고있던 사람들. 우리나라 남자들 군대 2년 의무인거까지 알더라 ㅡㅡ

프랑스인 (퀸틴)

자기네 나라말인 빵을 우리나라도 쓴다는 거에 매우 놀라함 ㅡㅡ;;;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부 불교신자인줄 안다.

케나다인 (짐, 헨리, 엘러디)

역시 한국에 대해서 상세하게 암. 유학생들이 많다보니 한국인 친구도 상당함.

동유럽권 (비에타,수자나,마야,밀리샤)

우리나라 대기업들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히 안다. 우리나라 공장들이 많이 나가있다고 하더라
근데 한국은 곧 전쟁날거 같은 무서운 곳으로 안다 ㅡㅡ;;;

이탈리아인 (여행중 만난 사람들)

김정일, 김일성이 자기 친구라고 우긴다. (로마에서 만난 어떤 미친놈 ㅡㅡ)
꼬마애들은 우리보고 동양인이라고 쌍욕을 한다 (ㅅㅂ)
삼성, 기아는 우리나라거인줄 알면서 LG, 현대는 일본 기업인줄 안다.
 LG는 빨간 원형의 마크때문에, 현대는 혼다 심블과 비슷해서 ㅡㅡ;;;;;

기타 (러시아인, 터키인 등등...)

한국? 응 그래....(관심 없다 ㅡㅡ)
터키인 뮐멧은 우리나라사람들이 인도처럼 인사하는줄 안다. (나마스떼 이라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