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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 -해외-/09' 유럽

[Gosotopo 유럽여행 2009] -28일째- 베네치아의 골목들 1

2009.07.24 Fri

그렇게... 비실거리면서 주인누님따라 숙소로 들어와 거실 쇼파에 드러누웠다.
이미 아침에 퇴실처리를 한 상태라 방도 없었고...
또 볼일이 있다던 주인누님은 나에게 푹 쉬면 괜찮아 질거라면서 음료를 주시고는 다시 나가시고...
숙소엔 나혼자 뎅그러니 남겨진...

암튼 숙소에서 거실에 앉아 음악도 듣고 컴퓨터도 하고 화장실도 갔다오면서 2시간 남짓 뒹굴거리니 몸이 약간은 괜찮아 지는듯 했다.
(희얀한게 잠은 안오더라 ㅡㅡ;;)

그러던 찰나에, 앞으로 다시 못올지도 모르는 베네치아에서 하루를 이렇게 날리기가 아까워서 찬호에게 어디냐고 문자를 날려봤다.
그랬더니... 한참뒤에 날라온 문자.

'좀전에 진짜 맛있는 피자먹고 지금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들어가려고 줄서있어'

...

갑자기...

아픈사람 냄겨두고 저들끼리 재밌게 놀고있는듯한 찬호랑 희언이를 보니 (그것도 낯선사람(?)인 정원이형이랑)
뭔가 배가 꼬시기 시작했다.

'샹. 내가 더 재밌게 놀거다. 흥'

이딴 생각과 동시에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시 베네치아의 골목으로 나왔다. ㅡㅡ;;


그렇게, 2시간 만에 다시 마주한 베네치아의 따사로운 햇살.

나는 무라노 섬에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벌써 오후 2시 30분정도 되는지라 그냥 베네치아의 골목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이렇게 시작된, 베네치아 골목투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베네치아에 여행왔다가 한동안 베네치아에 대한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베네치아의 크고작은 수많은 수로와 좁은 골목들로 만들어진 미로속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라고.


그 정도로, 수로와 함께 이루어진 복잡한 골목길의 풍경은 여느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풍경이었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골목 옆으로 나있는, 보트가 지나다니는 수로. 그리고 그 수로쪽으로 나있는 건물의 문들... 마치 물에 잠긴 도시같은 느낌이었다.


베네치아 골목에 들어서면 쉽사리 길을 찾기가 힘들다. 별다른 이정표도 없을뿐더러 막다른 골목도 상당히 많아서 ㅡㅡ


그래서... 그냥 베네치아 골목을 여행다닐때는 별다른 목적지 없이, 그냥 끌리는 골목으로 접어드는게 가장 좋은거 같다 ㅎㅎ
나도 그렇게 여행을 다녔고.


정말 예쁜 창문.


베네치아 본섬 골목에 있는 건물들도 무라노섬의 건물들 못지않게 색들이 화려한 건물들이 많다.


얘처럼 완전 낡은 건물도 많지만 ㅡㅡ


2~3층 짜리 건물들로 둘러쌓인 좁다란 골목을 거닐면 아무리 지도를 본다해도 여기가 어딘지 가늠하기 힘들다.


베네치아의 좁다란 골목이 만들어내는 또다른 풍경.

맞은편 건물, 혹은 옆집과 공유한 빨래줄에 주렁주렁 널려있는 빨래들.


골목 골목을 꾸며주는 풍경들 모두가 하나같이 신기하고 예뻤다.


솔직히, 골목을 돌아다니기 위해서 숙소를 나섰을때,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쓰러지는게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돌아다닐수록 보이는 베네치아 골목들의 가지각색의 풍경들에 취했는지, 내가 언제 기절했었나 싶을정도로 기운이 샘솟았다.


수로 위로는 크고작은 개인 보트들이나 곤돌라들이 심심찮게 지나다녔다.


드디어 베네치아 골목숲의 가장자리에 도착한듯하다. 저 멀리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딱히 목적지가 없이 돌아다니고 있던 나는, 트인 바다를 뒤로하고 다시 골목숲으로 걸어들어갔다.


질문. 베네치아의 창들은 왜 다 저렇게 장농문(?) 형식일까?


뭔가 사연이 있는듯한 건물의 흔적... 아치형 입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낯선 이국에서 사람도 없고,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는 골목길을 걷고있는 느낌은...
불안감보다는 신비롭고 설레이는 느낌이었다. 아마 베네치아여서 그랬을 것이다 ㅎ


막다른 골목...인줄 알았는데, 높다란 담벼락 아래로 작은 문이 있다.
일단 대뜸 들어가보니


종탑 아래의 텅 빈 공터에 놓여있는 농구골대와 축구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