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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 -해외-/09' 유럽

[Gosotopo 유럽여행 2009] -16일째- 베를린, 뒷이야기

09.07.11~12

베를린에서 추억 만들기


전승기념탑 앞에서...

공중부양 사진을 유난히 좋아하던 짐과 헨리 따라서 점프 시도중.


난 왜 똥싸는 포즈&표정 이냐 ㅡㅡ


암튼 수차례 시도끝에 완성된 사진들 ㅎㅎ


마야랑 밀리샤도 ㅎㅎ


한껏 뛴 다음 정상적인 기념사진 샷.ㅎㅎ


전승기념탑과 함께...


베를린 대성당 앞에서

그리고...

베를린 여행을 마치고 친구들이 베를린 중앙역에서 케밥으로 저녁을 먹을때,
난 콜라만 한잔 마시고 중앙역 사진좀 더 찍고 싶어서 플랫폼으로 나왔다.

그렇게 사진들을 찍다가 플렛폼의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내 옆자리에서 할머니와 함께 앉아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내가 손에 쥐고있는 동계올림픽 일본유치기원 부채를 보시고는 나한테 말을 거셨다.

일본인?
아뇨 한국인인데요
오호~ 남한? 북한?
남한이요
아~ 남한~! 난 한국이 몹시 좋아요.

순간 길거리에서 난생 처음으로 생판 모르는 외국인이 나한테 말을 걸길래 의심도 가고 겁도 났지만
할아버지인데다 영어도 또박또박 발음하셔서 우리는 어렵지않게 대화를 풀어나갔다.

우와, 한국에 대해서 아세요?
그럼요. 잘 알지요. 60년 전쯤이랑 7년전에 가보기도 했는걸?

60년전? 1928년 생이시라는 할아버지는 2차세계대전당시 아버지를 따라서 일제 치하에 있던 한반도에 1년간 머물렀었다고 했다.
그리고 2002년에는 월드컵을 보러 손자들과 한국에 와서 2달가량 있었다고 하셨다.
우리나라가 가장 비참했던 시기와 전국민이 다같이 흥겨웠던 시기의 대한민국을 모두 보신 셈이었다.
 
덕분에 어릴때 부터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지... 솔직히 40대까지만해도 북한이 더 좋았어. 가치관이 같았으니까.
그런데 내가 사는곳에 장벽이 설치되고... 나이가 들면서 이게 아닌거 같더라구...


그러다가 서독에 붐근차라는 한국인이 와서 이름을 날렸지... (차범근 감독)
대단했어 정말... 그때부터 난 한국의 팬이 됬어. 허허
우리집 차도 현대꺼고 내 폰이랑 우리집 티비랑 컴퓨터도 삼성꺼야. 허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나는 신기하고 놀랐다. 먼 타향에서 만난 낯선 외국인 할아버지가 한국 팬이라니...

그런데 할아버지는 다시한번 나를 놀래키셨다.

그런데 자네, 그거아나? 한국이 우리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어.

응? 이건 또 뭔 소린가?

장벽이 무너지기 1년전인가? 한국에서 올림픽을 했었잖아?
그때 너희의 노래 Hand in Hand 가 유럽 전역에서 불리어졌어. 우리같은 노인들한테도 허허. 


핸드 인 핸드? 뭔 노래지? 

내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할아버지는 이상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직접 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솔직히 할아버지가 부르셨던 노래는 독어인지 영어인지 분간이 안갔다.
하지만 그 노래가 어떤노래인지는 분명히 알수 있었다.

바로...
코리아나손에 손잡고 였다.

나는 베를린 중앙역의 플렛폼에서 다른나라 언어로 불리어지고있는 손에 손잡고 멍하니 들었다.

그때, 88년 올림픽 이후부터 정부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지...
그러다 89년여름부터는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가기 시작했고
 가을, 그날 저녁에 그게 무너졌지...

 아들이랑 거기 나가서, 벽이 무너지는걸 보면서, 벽을 무너뜨리면서, 벽 위에 걸터앉아서 다같이 손에 손잡고를 불러댔어.
우리 동베를린 사람들이건, 벽 건너의 서베를린 사람들이건 할거없이...


좀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다. 
세계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순간에 우리나라 노래가 불리어졌었다니...

참고로 말하면 1988년 서울 올림픽 은 16년만에 처음으로 동과 서가 만난 올림픽 대회였고

서울올림픽의 주제가인, 코리아나가 부른 손에 손잡고는 당시 동,서 유럽권 국가들과 미국에서 몇주동안 노래순위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해냈고
전 세계적으로 1700만장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하는등 현재까지 동양가수 최대의 음반판매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할아버지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이 놀랍다고 말씀하시고, 독일과 한국은 여러모로 닮은거 같다 하시면서
20여분동안 대화를 나눈뒤 기차가 오자 한국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한다고 인사를 한뒤 자리를 떠났다.

누군가 말했다.
해외여행을 나오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베를린의 추억...

~ 지출 내역 ~

● 티셔츠값 : 14.95 유로
● 기차비 : 9.25 유로
● 승전 기념탑 입장료( 학생할인 ) : 1.5유로
● 콜라 ( 0.5L ) : 2 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