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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 -해외-/09' 유럽

[Gosotopo 유럽여행 2009] -24일째- Auf Wiedersehen. Deutschland (안녕. 독일). 그리고...

09.07.20 Mon

드디어 독일에서의 마지막 순간이 왔다.

24일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나는 나의 첫번째 '외국'에 상당한 애정을 갖게 되었다.

이곳에서 난생 처음본 '그들'의 삶과 문화, 예술, 풍경, 자연
 이곳에서 난생 처음 사귄 '다른나라 친구들'

그 모든것들이 내가 여행을 떠나기전 기대했던것의 몇십배, 몇백배로 다가왔었다.

'그들'을 좀더, 더 많이 보고, 듣고, 즐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또다른 그들' 보기위해서는 '그들'을 잠시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큰 미련없이 중앙역에 발을 디뎠다.

다시 독일땅에 발을 디딜수 있는 그 날이 올거라는 믿음을 안고.

Auf Wiedersehen. Deutschland (안녕. 독일)


뮌헨역도 독일의 어느 역들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들로 바글거렸다.
먼지쌓인 자전거가 없는걸 보니 우리나라처럼 역 앞에 버려진 자전거들이 아니고 뮌헨 시민들이 맨날 사용하는 자전거들이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들어온 역 안의 버거킹

난 노이하우저거리를 거닐때만 해도 배가 고팠지만, 역에 들어오니... 독일을 떠나게 된다는 아쉬움 때문일까?
배가 안고파져서 찬호랑 희언이만 와퍼세트를 시켜먹었다.

 
버거킹 앞에 펼쳐진, 뮌헨역 정문 안 모습.

희언이의 담배를 사러 들린 담배가게.
진열대에 있는 무수히 많은 담배들...ㅎㄷㄷㄷ 근데 가격은 더 ㅎㄷㄷㄷㄷㄷㄷ ㅡㅡ 초낸비싸

 


역 안에 있던 슈퍼에서 간식거리도 사구 ㅎㅎ


나란히 빨강과 하얀색으로 구성된 고속열차와 지하철.


그런데 이때, 독일에서의 마지막을 좋은 추억을 가지고 마치려던 찰나. 우리 여행의 첫번째 위기가 닥쳤다.

열차문이 열릴때 까지 우리는 플랫폼 벤치에 앉아서 서로의 카메라속 사진을 보고 장난치며 떠들다가,


열차 문이 열리자 짐을 들고 열차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짐을 풀었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지갑이 없다~!~#!@$

시발 좆됬다 ㅡ0ㅡ


찬호랑 희언이는 자리에서 우리의 짐을 뒤져보고, 나는 얼른 우리가 앉아있던 벤치에도 가보고
기차 자리에 앉아있는 다른 외국인들한테 실례한다 말하고 지갑 주은적 있냐고 물으면서 우리가 걸어온 곳을 샅샅히 뒤져봤는데

시밤바.....

결국 지갑은 못찾은체 기차는 출발했다... 오늘 일진이 왠지 불길할것 같더니만... 샹...

지갑엔 국제학생증 겸 체크카드 두장, 50유로 지폐한장, 5~6만원 동의 한국돈, 3만원짜리 전화카드가 있었는데...

가장 안전하다는 독일에서, 그것도 도난도 아니고 칠칠맞게 흘린거 같은 상황에
나나 희언이나 찬호나 모두 어이없어하면서 약간의 패닉상태에 빠져들어 한동안 아무말도 없이 멍하니 갔다.

그래도 희언이는 워낙 평소에 비관적인 마인드로 살아왔던터라 (응?) 이깟 일쯤은 웃음으로 쉽게 넘겼고,
나는 천성이 낙천적인 놈이라 복대에 있던 비행기표, 유레일패스, 여권, 더 많은 돈 등은 무사한것에 감사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다.

하지만 지갑 잃어버렸다고, 카드 정지시키라고 머나먼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할땐...
 왠지 타국까지 나와서 부모님 걱정시키는거 같아서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아무튼 그렇게 얼떨떨 하게 있다보니 어느덧 한시간 반이 흘러 첫번째 환승역에 도착했다.


아직은 독일인 이곳. Ulm


상당히 낯선 이름의 역이지만 Ulm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종탑이 있는 도시이고, 아인슈타인의 고향이라 한다.


근데... 지갑 잃어버려서 정신없는 통에도 뭔가 이상한걸 느꼈다.
바로... 이 역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힐끗 힐끗 본다는거 ㅡㅡ;;;

동양인이 레어템인 동네인듯  ㅡㅡ


기차가 Ulm역을 떠나, 독일을 떠나 스위스로 향하는 도중에
우리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루체른의 숙소 위치를 알아보는등 힘좀 낼려고 애썼다 ㅡㅡ;;


그사이 나는 뮌헨중앙역에서 산 과자를 먹구...


역시, 먹으니까 정신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면서 주변 풍경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강인지, 호수인지 모를, 기차의 유리창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지갑만 안잃어버렸었더라면 더 많은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왔을터인디 ㅡㅜ


뮌헨에서 루체른 가는, 6시간 반짜리 우리의 기차 시간표. Ulm 까지가 독일이고 Schaffhausen 부터가 스위스이다.


그렇게... 약간의 패닉모드로 우리는 스위스로 향했다. 스위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두번째 고비를 모른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