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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지 -국내-/방랑일지

[14.02.08 (土)] 아현고가의 마지막 모습

2월 8일. 토요일.


이날 아침 일찍 토익시험을 치르고 난 뒤에 설렁설렁 아현고가로 향했다.



선릉역에서 472 버스타고 갔는데
서소문고가부터 겁나게 밀리는 차들...


결국 정류장도 아닌 길에서 내려 걸어올라감.



오후 2시무렵, 아현고가에 도착하자마자 환영이라도 하는듯이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다리위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차들이 쌩쌩 달리던 도로는 마지막으로 보행자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초반에 충정로쪽 입구부에 사람들이 겁나게 몰려있길래

다리 전체가 다 이런줄 알고 걸어다니기도 힘들겠다...


싶었는데 그쪽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던거였고

(나중에 알고보니 걷기행사 때문에 대기중이었던 사람들)


그 부분을 지나자 한적한 고가 위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한쪽에선 보드도 타고...




다른쪽에선 가족끼리 옛날에 골목길 같은데서 했던 놀이들을 즐기고...

 



서커스도 하더라. 



하지만 이날 Main 놀이는 바로 




낙서하기 ㅎㅎㅎㅎ


수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아현고가를 

알록달록하게 꾸며주고 있었다.


저마다의 추억으로 또다른 추억을, 사라질 고가에 새겨두고 있었다.




아빠와 아들도...




연인들도...




EXO 팬인 한 꼬마아이도...



해병대출신 할아버지들도...ㅎㄷㄷ



메세지들을 적은 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군데군데에선 작품들도 있었다.




올라프~!




토토로~!





네모네모 스펀지송~




옆의 난간도 잘 활용한 독특한 작품들도 보였다.

전면통제 2시간여 남겨두고 계속 작업중인 분들. 




그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겨울왕국(특히 올라프)가 대세임 ㅋㅋㅋ

게다가 쌓이지는 않았어도 눈까지 펑펑 내려서 ㅎ




이런 풍경들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느라 바쁘신 기자님 ㅋㅋㅋ

(해당 뉴스 -> 클릭 )




한쪽에서는 어르신 한분이 사진을 찍고 계셨는데...


왠지모르게 짠 했다.


이 아현고가에 어떤 추억을 가지고 계실까?




아현고가 아현역쪽 부근에서 바라본 아현동 풍경은

여기저기서 재건축들이 진행중인 모습이었다.


사라질 고가위에서 사라진 주변 풍경을 바라보고있는 모습이 참 이상스러웠다.




낚시대 같은 기기로 관심을 주목받은 사람

(외국분 같기도 했고...;;;)


저 장대 위에 달린 렌즈(??)를 통해서 폰으로 사진찍는 모습.



아현역쪽 아현고가 진입로.



여기서 아현고가에 대해 설명하자믄



아현고가도로(阿峴高架道路)는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동 754번지에서 마포구 아현동 267번지를 잇는 940m의 고가 차도였다.[2] 1968년 9월 19일[1]서울특별시에서 최초로 건설한 고가차도이며 당시 청계고가, 서울역고가와 서울시의 근대화 상징물이 었으나 이후 안전등급에서 C등급(조속한 보수가 필요함)을 배정받아 막대한 보수비용과 시대적으로 노후한 설계로 인하여 사고지역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또 지역경관및 소통을 막는 주범으로 많은 민원이 서울시에 접수되어 철거하기로 결정하였다. 서울시는 조국 근대화에 앞장섰던 고가차도인 만큼 교명주, 표지판들의 상징적 부분을 처분하지않고 서울역사박물관에 영구보존기로 하며 이후 기획전마다 있을 예정이다. 2014년 2월 9일에 폐지되며 3월 중순에 철거를 마친다. 올 8월 초에는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개통될 예정이다.


- 위키백과 '아현고가도로' -



60년대 후반, 나라가 발전하고 서울이 발전하면서

서울 중심부와 외곽의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해 건설된

국내 최초의 고가도로아현고가도로였다.


그러던것이 나라가 점점 더 발전하고 서울은 점점 더 커지면서

원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되려 유지,보수비만 처묵하는 천덕꾸러기가 되면서

철거라는 운명을 맞게 된 고가도로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나머지 고가도로들도 10여년 내로 거의 다 비슷한 운명을 맞을 계획이라 한다.




아현고가에서 내려와서 아현역쪽 육교로 올라가 보았다.


아현고가가 잘 보인다.


공사기간 내내 차는 겁나 밀리겠네 ㅡㅡ




육교위에서 아현고가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보려는 사람들.




아현고가 모습을 감상하고 육교를 내려가려고 했는데...


왠지 사진기자들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겁나 무거워보이는 카메라 짊어지고 다니는 분들 ㅡㅡㅋ)


하나 둘씩 육교로 올라와 자리를 잡길래...



나도 내 자리를 고수했다. 핳핳핳.

(이유도 모른체. ㅡㅡ 기다리면 뭐 사진찍을거리 나올거 같아서)



그렇게 20여분 기다리니 요란한 풍물소리가 저쪽 어드매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까 충정로역쪽 아현고가 시작부에 몰려있던 사람들이 걷기행진을 시작하면서

이리로 몰려오고 있던 것이었다.




다시 10여분 기다리니 아현고가 끝트머리에 다들 모이게 되었다.


마치 그물에 잡힌 물고기무리 같다. ㅡㅡ;;



옆에 계시던 아저씨는 이때다 싶어 광속으로 찰칵질.

(주변분과 이야기 하시는거 들어보니 역시 기자분 ㅡㅡㅋ)




걷기행진 인파는 차도를 통해 갈거라는 기자분들 예상과는 달리 인도로 통행중.


기자분들 급 당황 ㅋㅋ



나도 볼거 다 봤다 싶어서 육교를 내려왔는데...




앗~ 박원순 시장님?!


(폰카라... 더군다나 갤노트1이라... 카메라 키는데 시간걸려서 사진 제대로 못찍...ㅠㅠ)



암튼, 나는 다시 충정로 역으로 가기 위해 아현고가를 다시, 마지막으로 천천히 거닐었다.

 



아현고가 개통한 첫날 모습



아현고가 폐쇄되는 첫날 모습.


45년이라는 시간이 길기는 긴가 보다...




아무튼. 고가가 철거되고(3월 중순)

중앙버스차로가 완전 설치될때(8월 중순)


이 풍경이 어찌 바뀌어졌을지 다시 한번 찾아와야겠다.



안녕. 아현고가.